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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홀몸어르신 아픈 마음 보듬는 ‘행온’

  • 분류
    건강
    담당부서
    의약과 미래건강팀(3396-6383)
    보도일
    2017.08.03
    작성자
    신성영
    조회수
    306

홀몸어르신 아픈 마음 보듬는 ‘행온’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관내 홀몸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우울감을 해소하고 자존감 증진을 돕는「행온(行蘊)」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행온은 홀몸어르신 29명이 3명의 사진작가와 함께 매주 1회 다양한 사진활동을 통해 마음건강을 찾고 스스로 삶의 의지를 부여하는 중구보건소의 예술치료(Cultural health) 프로젝트다.

행온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오온(五蘊)중 하나로 의지적 충동력을 말하는 동시에 영어로‘단단히 붙잡고 있으라(hang-on)’는 메시지성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구는 전체 65세 이상 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이 20%에 달한다. 구는 오랜 기간 홀로 지내 온 노인들의 정서안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올해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을 매개로 한 표현과 회상은 대인관계에 관한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자아 증진과 우울 수준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은 방문간호사들의 추천으로 엄선됐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신당경로당, 청구노인복지센터, 평화를 만드는 교회 등 3곳에 나뉘어서 일주일에 한 번 사진과 기억 등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을 소화하고 있다.

20회차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현재, 과거, 미래의 흐름에 따라 <지금 여기>, <그땐 그랬지>, <만약에..>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여기>에서는 자신과 주변, 관심사 등을 사진으로 표현해 발표하고 경기도 양평으로 출사도 다녀왔다. <그땐 그랬지>에서는 자신들의 옛 사진과 1930년대 이후 다큐멘터리 사진을 감상하며 가장 아름다운 시절, 행복했던 순간, 버리고 싶은 기억 등을 회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 멋진 사진보다 과정에서 보이는 소통과 공감이 소중

행온 프로젝트는 강현아, 김현주, 이선애 작가 등 3명의 사진예술가 주도 아래 펼쳐지고 있다.

현재「행온」과 인연을 맺은 노인 29명의 연령은 74세에서 가장 많게는 92세까지 비교적 다양하다. 모두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다.

프로젝트 초반‘이름’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때가 있었다. 전쟁으로 부모를 일찍 여의고 자신의 이름을 모른 채 살다가 스스로 작명한 이야기, 피난길 도중 가족에게 버려졌던 기억, 북에서 홀로 내려와 이산가족 찾기때 사촌언니를 만났던 이야기 등 이름이란 단어 하나로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기억들이 깨어났다.
 
김현주 작가는“아문 줄 알았던 상처였지만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던 유년기와 고됐던 젊은 시절 그리고 홀로 남게 된 현재까지 녹녹치 않은 삶을 보내오시면서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름을 시작으로 자신과 주변 환경들을 전문가와 함께 예술로 바라보는 과정을 통해 무뎌졌거나 잊고 지냈던 감각들이 조금씩 되살아난다. 행온을 통해 만난 낯선 이들도 이제는 조금씩 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친구이자 이웃이 되어가고 있다.

한 참가자는“나만의 외로움인 줄 알았는데 삶에 지울 수 없는 멍울은 누구나 있었다”라며“우울감의 완벽한 해결을 원한다기보다 단지 서로의 속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러한 공감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작가들 또한 멋진 사진을 찍거나 시각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노인들과 마주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담아내는 과정과 그들의 변화 및 성찰을 이루는데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한번은 일상 중 기분 좋을 때가 언제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잠잘 때, 꽃에 물을 줄 때, 남에게 배풀 때 등 참가자들에게 행복이란 특별한 순간보다 일상에서 발견되는 소소한 것들이었다.

또 가장 고마운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내게 고마운 사람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중구청에 계신 분들이에요’라고 답한 참가자가 있었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18년 채 혼자 살고 있는 노인이었다. 그가 체감하는 가족은 꼭 혈연만이 아닌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소통해주는 이웃이 될 수도, 구청과 같은 기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강현아 작가는“어르신들의 삶은 우리 사회가 지나온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그대로 담고 있기에 오히려 제가 얻고 느끼는 게 많다”라며“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친구나 이웃으로 남아 서로에게 힘이 되는 커뮤니티로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남은 하반기에는 자화상과 남기고 싶은 유산을 촬영해 보면서 죽음을 비롯한 미래의 삶을 긍정적으로 성찰하도록 노력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끝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엮어 인생앨범을 만들고 11월경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작가들의 도움으로 작은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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