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공원 입양해 공원돌보미가 관리

매주 금요일 오전8시쯤 서울역 뒤편의 서소문공원에 가면 아주 특별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나이 지긋한 4명이 공원 이곳저곳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기 때문이다. 1시간동안 공원 안팎을 샅샅이 청소한 이들의 얼굴은 땀방울로 가득하다.

멀리서 보면 공공근로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은 바로 천주교 중림동약현성당 신자들이다.

이 일을 한지 벌써 4년째다. 한국의 성인중 44분이 순교한 것을 기려 서소문공원에 설치한 현양탑을 중림동약현성당에서 관리하면서 부터다. 처음엔 현양탑 주변만 청소했으나 현양탑 관리사무소에 상주하는 김쌍수씨와 일부 신자들이 1주일에 한번씩 공원 전체를 청소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 3월에는 중구와 협약을 맺고 4월1일부터 공원돌보미 활동을 하고 있다.

공원돌보미는 1985년 미국에서 지역의 도로를 지역단체나 시민이 입양해 직접 관리하는‘Adopt-a-Highway’에서 유래된 것으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공원을 돌보는 순수 자원봉사활동이다.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관 중심에서 벗어나 구민이 참여하는 민ㆍ관 파트너십의 공원관리를 위해 올해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공원관리 입양을 위한 참여 단체들을 모집해 천주교중림동약현성당, 한국SGI 중구권, 창덕여중 등 3곳과 협약을 맺었다.

이들 단체들은 4월1일부터 각각 서소문공원, 배재공원, 정동공원에서 공원돌보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활동내역은 공원내 쓰레기 줍기, 잡초 제거, 꽃이나 수목 심기, 물주기, 화단가꾸기, 파손된 시설물 및 위험요인 신고 등 다양하다.

단순한 일일수도 있지만 땀 흘린 후 깨끗해진 공원 모습을 보는 것은 상쾌함을 가져다준다. 특히 등하교때 자주 접하는 인근 공원을 담당하는 창덕여중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지난 해부터 창덕여중은 학교 일정에 따라 학생 전체 또는 학년, 반별로 공원돌보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창덕여중 김성수 교장은 “도시에서만 자라온 학생들이 주변에 있는 공원에서 잡초 제거를 통해 생태계를 이해하고, 청소를 하며 공공시설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공원돌보미는 일회용 이벤트 성격이 짙은 다른 구와 달리 중구 관내 공원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그래서 구청 공원녹지과로 연락하면 원하는 곳 또는 추천받은 공원에서 단체 또는 개인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공원돌보미에게는 공원 내에서 단체 활동을 홍보할 수 있도록 관리단체명을 알리는 표지판을 구청에서 설치해주고,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활동시간을 인정해 준다.

최창식 구청장은 “구청 혼자서 많은 공원을 관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공원돌보미들의 활동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단체 및 주민들의 환경의식 향상은 물론 그동안 공원 관리에 투입된 공공인력을 다른 곳으로 돌려 관리비용 감소에 따른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원돌보미들을 연중 모집해 활동 단체 및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