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사랑에 빠진 아저씨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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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담당부서 | 주민생활지원과 복지기획팀 | |
보도일 | 2011-04-11 | 작성자 | 이상준 |
조회수 | 1,564 | ||
북파공작원 출신 설동춘, 윤경철 자전거와 사랑에 빠진 가스통 아저씨들 - 2009년부터 중고등학교 등에 800여대 무료 기증 - 중동 정세 악화 등으로 석유값이 폭등하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장만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때 중고 자전거를 수리해 학교나 단체, 개인 등에 기증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수임무수행자회 중구지회를 맡고 있는 설동춘 회장과 윤경철 사무국장이 그들. 모임 이름에서 짐작하듯 이들은 흔히 가스통 아저씨들로 표현되는 북파공작원 출신들이다. 설동춘 회장은 금호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신당동에서 살고 있는 중구토박이다. 20살 때 군 입대를 기다리던 중 정보기관에 의해 강원도로 가 빡세게 훈련받았다. 이때 같이 훈련받은 동기중 한명이 바로 윤경철 사무국장이다. 윤 국장도 서울역 뒤편에 있는 중구 만리동 토박이라 2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지냈다. 두 사람은 76년 군대에서 제대했다. 북파공작원 표현대로라면 공작해고를 당했다. 그러나 그들 앞에 남은 것은 당국의 감시였다. 그래서 직장에 다니기가 힘들었다.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계속되는 감시에 며칠 못가 짤리기 일쑤였다. 70년대말 중동에 가서 한몫 잡을 수 있었지만 당국의 불허로 중동 붐에 승차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가게를 하거나 일용직 노가다 밖에 없었다. 윤 국장은 용산에서 리어카 장사를 하고, 광산에서 광부로 일하기도 했다. 다행히 설 회장은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어 약수동에서 20년 동안 표구점을 운영했다. 틈틈이 그림을 그려 80년대 중반 현대미술제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손을 다친 후 표구상을 접고 군에서 배운 것을 살려 구리에서 한강정화특수단을 7년 동안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들에게 희망이 찾아온 것은 2000년대 들어서. 그동안 음지에서만 지내왔던 이들이 드디어 명예를 되찾은 것. 이때 그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동기들과 동료들과 연락이 닿았고, 중구 지역에 사는 동료들과 함께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2008년 말부터 청소년 선도 봉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본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사회적 논란이 있을때마다 그들이 했던 방식 때문에 주민들에게 ‘보수꼴통 가스통 아저씨들’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댄 끝에 자전거를 생각하게 되었다. 고유가 시대에 맞춰 중고 자전거를 수리해 무료로 보급하면 왠지 가슴뿌듯해 질 것 같았다. 당장 중고 자전거나 부품을 살 수 있는 돈은 없었지만 몸으로 때우면 길이 열릴 것도 같았다. 이럴 때 강원도에서 갈고 닦은 군인정신이 도움이 됐다. 이들은 중구 관내 공사장을 찾아가 고물을 수집해 팔았다. 처음에는 이들의 인상 때문에 인근 깡패인 줄 알고 공사인부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진심을 이해한 후부터는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주었다. 1주일 내내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열심히 고물을 실어 날랐고, 고물 판 돈으로 자전거 부속과 장비를 구입했다. 서울 변두리 고물상에서는 헌 자전거를 하나 둘씩 구입했다. 그리고 주택가, 도로변 등에 무단 방치된 폐자전거나 고장난 자전거를 절차에 따라 수거하기도 하였다. 구입하거나 수거한 헌 자전거들은 을지로4가 중부시장 인근 콘테이너박스 한켠에서 수리했다. 녹슨 것은 깨끗이 제거한 후 광택을 입혔다. 그렇게 작업한 친환경 자전거 150대를 2009년 7월24일 중구청을 통해 저소득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기증식이 열린 날 눈물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이들의 눈가에 눈물이 가득했다. 거기서 힘을 얻은 두 사람은 또 열심히 일 해 다음 해인 2010년 7월30일, 중구 각 직능단체에 친환경 자전거 180대를 무료 기증했다. 주민들의 반응이 좋자 이들은 각 학교로도 범위를 늘려 2010년 11월 장충고등학교 등 관내 6개 중고등학교에 친환경 자전거 총 43대를 무료로 기증하였다. 이 자전거는 각 학교 저소득자녀 학생들에게 제공되어 통학을 위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장충고등학교와 한양공고에서는 이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였다. 이렇게 주변에서 이들에게 힘을 주자 2010년 10월 8일 꿈에 그리던 일이 벌어졌다. 사무실이 있는 중구 을지로4가 169-5번지에 ‘자전거 무료이용 수리센터’문을 연 것. 이 센터에는 자전거 전문 수리기술을 갖춘 총 10명의 기술자들이 상주하면서 자전거 타이어 펑크, 경정비 등을 무상으로 수리해주고 있다. 타이어, 휠, 튜브 등 부품은 원가로 교체해 준다. 특히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주민이나 단체에 자전거 무료 기증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동 주민센터 및 관내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면서 일평균 30∼50대의 자전거를 무상수리 활동도 펼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친환경 자전거 보급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구청에서 예산을 지원받게돼 더 이상 고물상을 전전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 이들이 기증한 자전거만 총 800여대에 달한다. 기증한 곳도 동주민센터와 직능단체, 중고등학교를 포함해 어린이집, 노인회, 중부시장 상인연합회 등 다양하다. 금액으로 따져도 15만원씩 계산해 1억 2천만원을 훌쩍 넘는 양이다. 그동안의 고생이 결실을 맺고 있지만 최근 안좋은 소식이 들렸다. 설 회장이 식도암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한 것. 좋아하는 술도 끊고 병원에 가서 항암치료를 받으며 건강이 많이 약해졌지만 설 회장의 마음은 센터로 향하고 있다. “우리가 기증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힘이 나요. 그래서 병과 싸워 이겨 다시 일어나 센터에 나가 자전거를 수리해 이웃 주민들에게 기증할 거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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